임아연 편집국장
참여연대·YMCA·문화연대·농민회 등 13개 단체 참여 환경연합 사과문 발표…“징계 및 법적 책임 다할 것”
당진시 환경정책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당진시민단체 특별대책위원회가 지난 3일 당진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당진시와 민간환경감시센터, 당진환경운동연합의 현대제철 술자리 논란과 관련해 당진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당진시 환경정책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당진시민단체 특별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하고 지난 3일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대책위는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으로 형사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책위 “청탁금지법 등 범법행위”
대책위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잘못된 관행을 뿌리 뽑고 환경감시단체 및 기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자성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특정 단체를 비난하거나 시민단체 간 갈등을 위한 것이 아니라 환골탈태 하는 마음으로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학로 당진동학농민혁명 승전목기념사업회 상임이사와 한광희 민족문제연구소 당진시지회장, 유이계 우강철탑반대대책위원회 부장리위원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김희봉 전 당진시농민회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대책위는 “당진시는 당진화력·현대제철 등에 의한 대기오염배출이 전국 3위이고, 미세먼지 발생 전국 1위 도시”라며 “특히 현대제철은 대기오염 독성물질을 배출해 문제가 된 기업이고, 지난해에는 현대제철 슬래그 오염수 무단배출 사태로 지역사회로부터 지탄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9년부터 당진시청은 현대제철의 오염물질 배출 정도를 감시하기 위해 민간환경감시센터를 설치하고, 당진시민과 시민단체를 대표해 잘 감시하라고 당진환경운동연합에 센터 운영을 위탁해 권한을 부여했다”면서 “그러나 감시기관과 피감기업의 간부와 공무원이 술판을 벌여 당진지역사회와 시민단체에 충격을 줬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당진환경운동연합은 당진의 생태환경 문제로 전 시민이 공분하고 있는 시점에 감시 대상인 피감업체와 술자리에서 어울렸다는 사실 자체로 시민운동단체로서 도덕성과 정체성이 훼손되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이들의 행위는 이해당사자 간에 절대 피해야 하는 사항을 규정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과 ‘이해충돌방지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범법행위로, 이에 대한 형사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소들섬 송전철탑 문제와 관련해 왜 당진시 기후환경과는 당진시민의 입장과 달리 한전의 입장을 옹호하고 대변하는가? 왜 당진환경운동연합은 환경단체로 송전철탑을 통한 송전선로를 반대하고 지중화를 요구하지 않고 소들섬 구간은 송전철탑 건설을 막을 수 없다고 주장하며 주민의 투쟁 요구를 외면하는가?”라고 물으며 “그 이유가 이번 현대제철의 경우처럼 한국전력과도 이러한 떼려야 뗄 수 없는 유착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철저한 조사 및 관련자 징계 촉구
대책위는 당진시장에게 △술접대 받은 관련 공무원을 징계조치 할 것 △당진시산업단지 민간환경감시센터를 수탁 운영하는 당진환경운동연합의 수탁기관 자격박탈과 감사를 통한 결과를 공개하고 법적 책임을 물을 것 △산업단지·산폐장 관련 환경 조례를 재검토하고 당진시민과 시민단체의 환경감시 기능을 강화할 것 △당진시 환경 관련 정책과 각종 위원회에 당진환경운동연합 지도부의 참여를 배제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당진환경운동연합 측에는 △공동의장 전원 자진사퇴와 실무책임자의 사퇴 및 새로운 집행부를 구성할 것 △환경윤리강령을 제정할 것을 촉구했으며, 현대제철과 한국동서발전 당진발전본부 측에는 △최고 책임자가 공개서면을 통해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 △지역의 환경문제와 관련해 윤리경영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대책위 참여단체 : △당진YMCA △당진참여연대 △당진문화연대 △당진시농민회 △동학농민혁명 승전목기념사업회 △(사)환경참여연대 당진지회 △내기후 △민족문제연구소 당진지부 △우강철탑반대대책위원회 △(사)한국환경관리사 충남연합회 △당진여성포럼 △당진풀뿌리여성연대 △참교육학부모회 당진지회>
환경연합 “윤리의식 부족 깊이 반성”
한편 기자회견 전날인 지난 2일 당진환경운동연합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당진환경운동연합은 소속 임직원이 현대제철에서 비용을 부담한 간담회에 참석해 시민단체로서 요구되는 높은 도덕성과 윤리 기준을 위반한 것에 대해 회원들과 당진시민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며 “당진환경운동연합에 바라고 있는 당진시민의 윤리 기준을 세심히 살피지 못한 불찰이었음을 통렬히 가슴에 새기며 시민단체 임직원으로서 철저한 윤리의식 부족을 깊이 반성하며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당진환경운동연합 소속 임직원의 행동은 시민환경단체로서 요구되는 높은 도덕성을 망각한 부적절한 처사였으며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행위였다”면서 “시민들의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당진환경운동연합은 관계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응하는 한편 법적 책임이 따른다면 책임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조속히 인사위원회를 개최해 이날 참석자들에 대한 징계를 실시하고 재발방지대책으로 윤리규정을 제정해 시행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한우전문점서 124만 원 회식
앞서 △당진시 기후환경과·환경관리사업소 공무원 △당진시산업단지 민간환경감시센터 △당진화력발전소(당진발전본부) 민간환경감시센터 △당진환경운동연합 △현대제철 △당진발전본부 직원 등 10여 명은 지난 15일 원당동에 위치한 한우전문점에서 회식을 진행했다.
당진시대가 입수한 당진시 내부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회식자리에서 123만9600원에 달하는 금액의 식사를 하며 술을 마셨다. 식비는 현대제철에서 지불했다가 논란이 일자 현대제철 측에 1인당 식비(8만8550원×14명)를 각자 입금했다고 보고했다. <관련기사 본지 제1444호 ‘현대제철 감시센터·환경연합 술자리 논란’ 기사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