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N 연찬모 기자 (ycm@ebn.co.kr)
5G 가입자, 상용화 4년 만에 3000만명 돌파
통신3사, 요금제 다양화로 시장 활성화 도모
품질 불만 목소리 여전… "소비자 피해 회복 노력 필요"
ⓒSK텔레콤
국내 5G 가입자 수가 30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2019년 4월 이동통신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지 약 4년 만이다.
5G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소비자·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통신3사 5G 서비스 품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여전히 흘러나오고 있다.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5G 가입자 수는 3002만3621명으로 집계됐다. 전월(2960만502명) 대비 1.42%, 전년 동월(2347만1125명) 대비 27.9% 증가한 수치다.
통신3사별 5G 가입자 수는 SK텔레콤 1434만5003명, KT 900만2622명, LG유플러스 643만6643명 등으로 전체 5G 가입자의 99%(2978만4268명)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알뜰폰 5G 가입자 수는 23만9353명으로 확인됐다.
당초 업계에선 지난해 5G 가입자가 3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지만, 고물가 여파 등으로 알뜰폰 LTE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해를 넘긴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지난해 월 평균 5G 가입자 증가율은 2%대에 그쳤다.
이통사 관계자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5G 가입자 증가율이 다소 둔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가입자가 한정된 국내 이동통신시장 특성을 고려하면 늦지 않은 시점에 5G 3000만 시대를 연 셈"이라며 "올해에는 각 사가 가계통신비 인하를 목표로 5G 요금제 다양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가입자 증가율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통신3사는 최근 KT를 끝으로 신규 5G 중간요금제 출시를 마친 상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4월 12일 통신3사 중 가장 먼저 △5G 데이터 레귤러(월 6만3000원, 50GB) △5G 데이터 플러스(월 6만6000원, 80GB) △5G 데이터슈퍼(월 6만8000원, 95GB) △5G 스탠다드 에센셜(월 7만원, 125GB) 등 4종의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부터 기존 '베이직플러스(월 5만9000원, 24GB)'에 3000~9000원을 추가해 총 37~99GB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5G 중간요금제 4종을 선보이고 있다. KT는 지난 2일 △심플 50GB(월 6만3000원, 50GB) △심플 70GB(월 6만5000원, 70GB) △심플 90GB(월 6만7000원, 90GB) 등 5G 중간요금제 3종을 본격 출시했다.
이밖에도 데이터 혜택 등을 강화한 신규 5G 청년 요금제를 잇따라 선보이면서 5G 시장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지만, 일부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4일 통신3사가 5G 서비스 속도를 거짓·과장하거나 기만적으로 광고한 행위, 자사 5G 서비스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부당하게 비교 광고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총 336억원) 처분 등을 내렸다.
공정위는 통신3사가 △실제 사용환경에서 구현될 수 없는 5G 속도(20Gbps)를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한 점 △할당받은 주파수 대역 및 엄격한 전제조건 하에서 계산되는 최대 지원속도를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광고한 점 △객관적 근거 없이 자사 5G 서비스 속도가 경쟁사들보다 빠르다고 광고한 점을 지적했다.
공정위는 "2021년 기준 통신3사 5G 서비스 실제 속도가 0.8Gbps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거짓·과장성이 인정될 뿐만 아니라 광고상 속도는 실제 사용환경과 상당히 다른 상황을 전제할 때만 도출될 수 있는 결과라는 사실을 은폐·누락하였다는 점에서 기만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며 "자사 소속직원이 측정하거나 자사에 유리한 측정 결과만을 근거로 다른 사업자의 속도와 비교했다는 점에서 부당한 비교광고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5G 상용화 이후 품질 문제를 꾸준히 제기해 온 소비자·시민단체들은 정부의 이번 처분을 두고 통신3사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지난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발표한 '최근 국내 이동통신서비스 이용행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5G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46%에 그치며 LTE 이용자(52%)보다 낮았다. 5G 이용자들의 불만 이유로는 LTE로 전환되는 점(43%), 속도(40%) 등이 꼽혔다. 5G 서비스 자체에 대한 만족도는 23%로 나타나 2020년 조사 기준(30%)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시민단체들은 통신3사가 5G 요금제 인하 등 소비자 피해 회복을 위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서울YMCA 시민중계실은 "통신3사는 공정위가 밝힌 통신서비스의 필수재적 성격과 소비자가 입은 피해를 고려해 5G 요금을 일정 부분 인하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소비자 피해구제에 나서는 것이 공공재인 주파수를 사용해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로서 일정부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자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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