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18세 미만 모의투표 체험
시장 등 공약 살피며 한표 행사
김민훈 기자 minhun@kookje.co.kr
“부산교육감 후보 공약 꼼꼼히 보고 왔어요” 제8회 지방선거가 진행된 1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서면 놀이마루 앞에 특별한 투표소가 마련됐다. 투표권이 주어지지 않은 18세 미만 청소년과 어린이가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놀러 가던 발걸음도 멈췄다. 1일 부산진구 놀이마루 앞 청소년 모의투표소에서 청소년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이날 부산YMCA청소년참정권확대운동본부가 마련한 청소년 모의투표는 본 투표와 절차가 똑같았다. 주민등록증을 대신해 청소년증이나 휴대폰 인증 시스템을 통해 신분을 확인하고, 선거인명부에 서명 절차까지 거쳤다. 다만 부산지역 청소년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투표인 만큼 부산시장과 부산교육감 선거에 필요한 2장의 투표지만 지급됐다. 학생들은 진지한 표정으로 투표소에 들어가 투표를 한 뒤, 반으로 접은 투표지를 투표함에 신중하게 넣었다. 투표 열기는 오후까지 이어졌다. 오후 2시 기준 놀이마루와 덕천교차로 투표소에서 집계된 오프라인 투표자는 320여 명이다. 지난달 27, 28일 진행된 사전투표에서도 120여 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온라인 투표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2017년 제19대 대통령선거 당시 부산지역 총 오프라인 투표자(400명)에 비하면 투표 참여자가 크게 늘었다. 투표자 연령대도 다양했다. 엄마 손 붙잡고 온 초등학생부터 서면에 놀러 나온 고등학생까지 삼삼오오 투표소를 찾았다. 초등학생 아들 둘과 이곳을 찾은 안진희(43) 씨는 “내가 투표하면 아이들이 항상 궁금해했다. 투표를 왜 하느냐부터 어떤 후보를 뽑아야 하느냐까지 질문했다. 비록 투표권은 아직 없지만, 투표를 하기 전에 공약을 봐야 하고 제대로 된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새로운 경험을 전해줄 수 있다고 생각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엄마와 함께 서면을 찾은 장하연(15) 양은 “평소에 교육감 선거만은 학생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이번 투표에 앞서 출마한 교육감 후보들의 공약을 꼼꼼히 살펴봤다”고 말했다. 투표권이 고등학생까지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배소연(17) 양은 “고등학생은 가치관이 미성숙하다는 건 어른의 착각이다. 잘못된 투표로 인한 피해는 몇 년 뒤 투표권도 없는 우리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특히 교육감 선거는 우리가 직면한 문제인 만큼 적어도 고등학생까지는 투표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투표는 오후 6시까지 이어졌다. 투표가 완료된 2곳의 투표함은 부산YMCA 본부로 옮겨져 개표가 진행되고, 온라인 투표와 합산한 결과는 본 투표 결과가 난 뒤에 공포될 예정이다. 오문범 부산YMCA 사무총장은 “비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청소년모의투표운동은 선진 민주주의를 향한 청소년 훈련이자 참여민주주의 확대를 위한 발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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