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연 기자
1단계 원이대로 개통 2개월 맞아
16일 마산YMCA 주관 토론회 열어
승객·버스기사·시의회·행정·연구자 등
BRT 긍정효과·개선점·활성화 방안 논의
"2단계 사업 연결해야 경쟁력 올라가
대중교통 확대 정책 예산 비중 늘여야"
창원 원이대로 BRT(간선급행버스체계)가 지난 5월 15일 개통 이후 두 달이 지났다. 가시적인 변화는 BRT 도입 전보다 버스 이용객이 9%(1만 8011명) 증가했다. 지난해 5월 기준 하루 평균 버스 이용객은19만 9477명, 올해는 21만 7488명이다.
마산YMCA와 창원시내버스개혁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16일 마산YMCA 청년관에서 ‘창원 BRT 50일, 진단과 전망’ 토론회를 열었다. 이윤기 마산YMCA 사무총장 진행으로 승객·버스기사·시의회·행정·시정연구원 등 다양한 주체들이 공론장에 모여 토론했다. 참석자들은 BRT 효과와 개선할 내용, 활성화 방안들을 저마다 적극적으로 풀어놓았다.
◇BRT 긍정 효과 = 승용차를 가진 사람에게 맞춰진 도시, 승용차가 없어도 편하게 움직일 수 있는 도시.
승용차가 없는 청년에게 매력적인 도시는 분명했다. 청년들은 BRT를 대중교통 이용 측면에서 훨씬 매력적으로 받아들였다.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문정호(경남대 미디어영상학과) 학생은 “BRT 도입으로 전용도로를 이용해 버스를 타고 통학하기 훨씬 편해졌다”며 “탄소배출 문제에도 관심이 많은데 자가용 이용과 견주면 4분의 1 수준이라 친환경 교통수단 확대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노동자는 ‘BRT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창원지역 9개사 시내버스 노동조합을 총괄하고 있는 이경룡 위원장은 버스 승무원 처지에서 장점을 꼽았다. 먼저 안전성 확보다. 도로 중앙을 달리니 기존 정류장 부근 불법 주·정차 차량 문제가 없어져 얻은 효과다. 특히 BRT 구간은 맨홀 뚜껑 등이 없고 길이 평탄해 등속 운전이 가능하다.
지정 정차 위치 준수로 승객 안전과 만족도가 올라간 점, 정류장 등 시설 개선으로 편의성이 높아진 점도 긍정적인 면으로 언급됐다.
교통정책 관점에서는 BRT 도입이 ‘대중교통 혁신의 양쪽 날개를 단 시점‘이라고 봤다. 서울·부산·세종 등 버스 이용률이 높은 도시가 운영하는 버스준공영제와 BRT를 ‘두 날개’로 비유했다. 창원시도 2021년 버스준공영제 도입과 올해 BRT 개통으로 두 날개를 달았다는 것이다.
전상민 창원시정연구원 연구위원은 “2004년 서울시가 BRT를 도입하자 지하철을 확장하면 되지 굳이 BRT를 운영하느냐는 시선이 있었다”며 “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동네를 잇고 기존 버스 운행에 대한 불편을 해소하는 면에서 준공영제와 BRT는 혁신적인 정책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창원시 BRT 노선 선정 때 원이대로가 1차 사업지로 선정된 이유는 창원 시내버스 대부분이 원이대로를 경유하고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 구간이었다고 밝혔다. BRT 구축으로 인한 속도 경쟁력을 다수 시민이 누리는 것을 우선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마산YMCA와 창원시내버스개혁시민대책위는 16일 마산YMCA 청년관에서 '창원 BRT 50일, 진단과 전망' 토론회를 열었다. 승객·버스기사·시의회·행정·시정연구원 등 다양한 주체들이 조별로 나뉘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박정연 기자
◇BRT 개선할 점 = ’공영 자전거의 도시‘ 창원은 대형 공유자전거 사업체도 철수하게 한 곳으로 공공 자전거 이용률이 높다. 이주숙 창원시생활자전거타기실천협의회 사무국장은 지난 2개월 동안 회원들과 BRT 도입 후 바뀐 자전거도로를 돌면서 모니터링한 결과를 사진과 함께 공유했다.
이 국장은 ”BRT 도입 이후 신설된 자전거도로는 잘 정비됐지만 일부 사라지고 보행자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 곳에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며 ”자전거-보행자 도로 구분 선을 잘 보이도록 하고 통행 안내표지판을 제대로 설치해서 사고에 예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1단계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시민 불편·부실공사에 대한 대비책 마련으로 2단계 사업에 들어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해정 시의원은 ”1단계 원이대로 공사 때 안전시설물 설치 부족과 교통체증으로 민원이 급증한 경험이 있다“며 ”2단계 3.15대로 공사 때는 우회도로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공사감리단에 대한 감독기능 강화, 불법하도급 근절, 벌점제도 도입으로 부실공사를 차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창원시 신교통추진단을 비롯한 버스운영과 관계자들이 자리해 시민 불편과 애로 사항을 경청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정호 단장은 ”새로운 교통체계 시스템 도입에 따른 변화를 확인하고자 연구 용역을 시작했고 오는 9월께 결과가 나오는 것을 토대로 2단계 3.15대로 BRT 추진을 위한 지역주민 의견수렴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마산YMCA와 창원시내버스개혁시민대책위원회가 지난 16일 마산YMCA 청년관에서 ‘창원 BRT 50일, 진단과 전망’ 토론회를 열고 있다. /김구연 기자
◇BRT 활성화 방안 = 창원시에 도입된 S(Super·수퍼)-BRT는 국토교통부 선도 사업으로 진행됐다. BRT 활성화 방안으로 공통적으로 나온 의견은 수송량을 확대하고 노선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BRT를 주축으로 대중교통 이용을 확대하자는 구상이다.
이경룡 위원장은 ”교통 선진국과 대도시는 탈 탄소를 비롯해 도심 혼잡도를 개선하고자 대중교통 중심으로 교통시스템을 전환하고 있다“며 ”창원시가 친환경 미래도시로 도약하려면 BRT 2단계 사업인 육호광장~도계광장 연결도 차질없이 진행돼 대중교통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RT 도입 50일을 넘은 시점에서 50년을 바라보고 교통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부 조별 토론에서는 자치단체가 예산과 정책 배분에서 대중교통 활성화에 힘써야 한다는 의견들을 다수 교환했다. 서울 기후동행카드, 부산 동백카드 등 버스이용 정액제 도입을 비롯해 무상교통 점진적 확대, 마을버스 확대로 교통 취약지 연결, 녹색교통 지원 확대로 교통복지 수준을 끌어올리자는 제안들이 쏟아졌다.
1부 지정 토론에 이어 2부는 참석자들이 조별로 나뉘어 의견을 나눈 결과물이다. /박정연 기자
/박정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