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수
▲ 차성수 인천YMCA 사무처장
인천시의 청소년 영역에 대한 관심과 인식은 어느 수준일까? 일반적으로 입시·교육문제로만 청소년을 바라보거나 탈선·학폭 등 부정적 사건을 통해 청소년에 관심에 가져왔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 사회는 청소년을 유해환경에서 보호하려만 했지 청소년이 자신의 활동여건을 마련하고 하나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하는 일에는 대체로 무심하다. 그러한 무관심 속에 가장 방치되다시피 한 청소년 영역이 청소년 활동 분야이다. 그리고 활동 분야에 대해 가장 크게 책임지는 곳이 청소년활동시설이다.
흔히 보는 청소년수련관이나 청소년문화의집이 청소년활동시설이며 법적으로는 '청소년수련시설'이라 칭한다. 인천의 청소년수련시설은 16곳인데 그중 11개가 시설공단이나 문화재단이 지자체를 대행해서 운영하고 있다. 70%의 시설이 대행 체제이다. 청소년활동진흥법에서는 지자체 직영이 아닌 경우 청소년수련시설은 청소년단체에 위탁하게 되어 있다. 법은 청소년시설의 운영에서 청소년단체의 청소년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시설공단·문화재단에 위탁하여 운영하는 것이지만 법적으로는 인천시가 직영하며 이를 공공기관이 대행하는 것이다. 즉 내용상 법의 취지에 위배되지만 형식상으로 법적 문제가 없는 방식이다.
청소년시설 직영과 위탁 가운데 어느 쪽이 절대적으로 옳다라고 답하기는 어렵다. 분명히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그렇기에 직영이나 위탁 중에 선택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어느 때부터인가 시설공단이 청소년시설을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이 되고 있다. 그러한 시점에서 청소년시설이 어떻게 운영되어야 할지에 대해서 본질적인 부분과 원칙적인 것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청소년 전문 기관이 아닌 타 분야의 공기관이 청소년시설을 운영하는 경우 많은 문제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청소년 영역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청소년의 활동에 대한 인식과 청소년 주체성에 대한 인식이 청소년 전문가들 외에는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공기관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문제는 여기서도 반복된다. 행정편의주의적 운영과 공조직의 방만화, 지자체의 정치적 이용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청소년에 대한 목적성 부재는 청소년을 위한 실제적 목적을 우선하기보다 행정 형식과 서류 중심의 운영 행태를 보이기 쉽고, 청소년이 아닌 행정 상위층의 시각을 우선하기 쉽다. 더불어 굳어버린 조직 문화는 복지부동적 운영으로 가가 쉽고,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운영은 점차 배제되기 쉽다. 그러한 문제들이 대표적으로 드러난 사건이 얼마 전 잼버리 사태이기도 하다.
청소년 영역에서는 원칙과 목적에 더욱 충실한 청소년 전문가들과 단체들이 많이 있다. 그들이 청소년을 위한 노력을 제대로 펼쳐나갈 수 있게 청소년시설 운영 주체로 적합하게 자리 잡을 필요성이 지금 시점에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다. 현재도 공공 청소년시설 운영 주체를 정하는 키는 설립 주체인 지자체가 쥐고 있다. 지자체의 인식은 과거에 해오던 방식을 답습하는 데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 시설공단 등에 대행하는 방식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이 일반화하고 있다. 인천에서 청소년시설 운영에 대한 문제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현재의 잘못된 지자체들의 인식을 고치지 못한다면 인천지역에서도 잼버리 사태와 같은 잘못이 반복되지 않으리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청소년 영역에서 모든 활동의 목적은 청소년이다. 이러한 당연한 명제가 현실에서는 뒤집히고 있는 것을 청소년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시선을 청소년을 향해 돌리지 못하고, 고위 공무원이나 행정적 편의 및 실적을 향해 돌리도록 만들고 있는 운영 현실이 존재하고 있고, 이러한 문제는 현장의 청소년 실무자들이 현재도 끊임없이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청소년 영역에 대한 전문적 운영 주체의 필요성에 대해서 아직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
/차성수 인천YMCA 사무처장
출처 : 인천일보(https://ww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