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연 기자
'제4이동통신사' 선정 당시부터 제기된 스테이지엑스의 재정능력을 둘러싼 의문이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잇따른 추가 서류 요구로 인해 더 짙어졌다. 업계에서는 스테이지엑스와 과기정통부가 좀 더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2월 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엠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통신 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 뉴스1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테이지엑스는 5월 29일 과기정통부에 필요서류를 다시 제출했다. 이는 주파수 할당대상법인이 필요사항을 주파수할당 이전에 꼭 제출해야 하는 서류다. 필요사항을 이행하고 이를 증명해야 한다. 주파수할당대가 납부 증거서류, 할당조건 이행각서, 법인설립등기 등이 있다.
스테이지엑스의 서류 제출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애초 스테이지엑스는 5월 7일 정부에 5세대(5G) 이동통신 28기가헤르츠(㎓) 대역 주파수 할당대가 1차분인 430억원(낙찰가 4301억원의 10%)을 납부하고 필요서류를 제출했다.
과기정통부는 5월 14일 "스테이지이엑스에 확인이 필요한 상황에 대해 자료 제출을 추가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5월 27일에도 "현재 검토 중인 사항은 자본금납입과 관련 구성주주 부분이다"며 "처음 정부에 설명한 자본금 납입 계획을 입증할 자료를 다시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두 차례나 스테이지엑스에 개선을 요구한 것이다.
현재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가 세 차례 제출한 필요서류에 대한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에 제출된 자료를 기반으로, 필요사항 이행여부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언제까지 검토할지, 어느 부분을 중점적으로 검토하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스테이지엑스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검토하고 있다. 언제 결론이 나올지는 알 수 없다"며 "현재 어느 부분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지도 주파수 할당 관련 서류들은 업체 영업비밀에 해당해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통신업계는 애초 초기 자본금 2000억원 납부 의사를 밝혔던 스테이지엑스가 이달초 25% 수준인 500억원만 확보했다고 밝히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2월 5일 이동통신용 주파수할당대상으로 선정된 이후 꾸준히 제기돼 왔던 재정능력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는 흐름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시작 단계부터 여러 잡음을 낳고 있어 굉장히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자본 능력에 대한 의문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며 "사실 국내 통신시장 자체가 삼성전자, 현대차 등이 들어와도 될까 말까 한데 이러한 특성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장은 "지금이 심사 단계도 아니고 말 그대로 할당법인 서류 검토 단계인데 이러면 어쩌라는 것인가. 과기정통부에서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는지 제대로 밝혀야 한다"며 "애초 큰 자본 투자 없이 제4이동통신사 시장에 뛰어든 업체 잘못이 크다. 과기정통부도 업체의 문제가 있다면 할당 취소 등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스테이지엑스는 초기 확보한 500억원은 주파수 할당대가 납부와 법인 설립 시기에 맞춰 확보한 자금이며 나머지 1500억원은 설비 투자와 서비스 투자를 위한 자금으로, 2024년 3분기 이내에 증자가 예정돼 있다고 해명했다. 스테이지엑스 관계자는 "저희는 자본금 납입 계획 관련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고 강조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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