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우 기자
구좌읍 세화리 ‘우유팩 특화거리’ 조성…10여 개 전용수거함 설치
우유팩 재활용률을 끌어올려 자원순환 수거 체계를 구축하고 분리배출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실험이 본격 추진된다.
주민 주도로 지역 문제를 해결해가는 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운영사무국(이하, 사무국)은 저조한 우유팩 재활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우유팩 자원화 실험’을 제주 곳곳에서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실험은 베이커리카페가 많은 대표 관광지인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에서 진행된다. 세화마을협동조합의 도움으로 우유팩 특화거리를 선정, 10여 개의 전용수거함이 세화해변 등 마을 곳곳에 설치될 예정이다.
더불어 수거함 위치와 동참카페 정보가 담긴 ‘이곳저곳’ 안내 캠페인도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우유팩 모양을 본뜬 수거함 디자인은 제주한라대학교 LINC 3.0사업단이 맡았으며, 안내 캠페인 제작은 제주시소통협력센터가 담당했다.
이밖에도 제주YMCA, 제주한라대학교 등 유관기관에 설치되는 수거함은 인근 수거 거점 역할을 하게 되며, 원도심 일대에는 팝업 형태로 설치된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옥외광고판과 제주은행 현금인출기에서도 지구팩 캠페인 광고가 진행될 예정이다.
우유팩 자원화 실험은 지난 5월부터 시민 원탁회의와 유관기관 협업테이블, 기관 자원매칭 워크숍 등을 통해 올해 주요 환경 실행 의제로 선정됐다.
우유팩은 화장지 원료로 사용되는 좋은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분리배출 인식이 부족해 재활용률이 낮은 상황이다. 이에 사무국은 우유팩 분리배출 시민 인식개선 캠페인을 비롯해 분리배출-수거-재활용까지 이어지는 자원순환 수거 체계를 구축해왔다.
관련해 사무국은 시민과 기업, 기관 등 모두가 참여하는 ‘지구를 구하는 팩사냥꾼(지구팩) 캠페인’을 추진키로 했다.
이를 위해 33개 추진위원회 기관 중 해당 의제 실행을 위한 10여 개 기관은 워킹그룹을 별도 구성한 뒤 각 참여기관의 다양한 자원과 연계해 실질적 해결방법을 모색해온 바 있다.
실험과 함께 제주푸른컵과 손을 잡고 우유팩 동참카페 100여 곳을 모집하는 등 우유팩 사용량이 많은 참여카페 모집도 계속된다. 한국농어촌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사내동아리를 결성, 삼양‧화북 일대 20여 개 카페를 모집하고 수거 활동도 진행할 계획이다.
참여를 희망하는 카페는 구글 링크(url.kr/5bka4g)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우유팩 자원화 동참카페로 인증받을 수 있다.
우유팩 수거는 노인일자리 사업 연계 제주시니어클럽이 담당하며, 수거함뿐 아니라 동참카페에 정기적으로 방문해 우유팩을 수거하고 수거량을 측정하게 된다. 연말까지 모인 우유팩은 도내 제지회사에 보내져 화장지로 만들어지며, 필요한 곳에 기부될 예정이다.
관련해 오는 23일에는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도민과 함께하는 ‘체험! 우유팩의 현장’ 분리배출 게임이 진행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행사는 온‧오프라인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다음달 6일에는 제주 구좌읍 세화리에서 팩 높이쌓기, 팩 구분하기, 뒤집기, 멀리 던지기 등 다채로운 ‘지구팩 시민대회’가 열린다. 시민참여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제주지역문제해결플랫폼 인스타그램 계정(@platform.jeju)을 통해 확인하면 된다.
민복기 집행위원장은 “다양한 유관기관과 민간 활동가, 시민동아리 등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다양한 자원을 모아낸 건 유례 없는 실험이라고 생각한다”며 “우유팩 자원화 실험을 계기로 도내 우유팩 수거 시스템이 정착돼 자원순환이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역문제해결플랫폼은 지역의 다양한 문제를 민·관·공 등이 협업을 통해 지역문제 해결방안을 모색해 나가는 행정안전부 사업으로 현재 13개 광역 시·도에서 시행되고 있다.
제주는 민간·공공기관·대학·지방자치단체 등 33개 기관·단체 등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5개 주요 실행 의제를 추진 중이다.
중앙정부 중심, 예산 투입 위주의 하향식 문제해결 방식에서 벗어나 의제발굴부터 해결까지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가 협업해 문제를 풀어나가는 상향식, 풀뿌리 문제해결 방식으로 제주는 지난해 행안부 보조사업에 선정돼 올해 처음 시작됐다.
주민 주도로 지역의 다양한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을 위해 자원을 연결하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문제해결의 주체가 도민이고 모두 함께 해결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