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수정 기자 | 2021-01-14 13:15 송고
장수YMCA 질문꾸러미 프로젝트 책표지 © 뉴스1
전북 장수군은 인구 2만 남짓의 작은 소도시다.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어디에 있는지 찾아볼 정도다. 이 작은 지역에서 청소년가 함께하는 재미있는 실험이 있었다고 하여 화제다.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진행된 실험의 이름은 ‘질문꾸러미 프로젝트’. 코로나가 엄습해 와서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을 하얗게 만들었던 그때, 작디작은 장수군의 청소년들과 청소년단체인 장수YMCA(회장 박수배)에서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만날 수 없었기에 직접 대면하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던 중 키트를 만들어서 가정으로 보내주고 1대 1 멘토링으로 활동을 해보자는 아이디어였다.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청소년활동은 거의 중단상태였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선 그나마 구축된 인프라가 있기에 다양한 시도들이 펼쳐지던 때였으나 지방소도시에서는 꿈도 못 꿀 일이었다. 다행히 아름다운재단의 변화의시나리오 공모지원으로 키트를 제작하고 청소년들과 나눌 수 있었다고 한다.
비대면 활동을 하더라도 보통은 키트를 보내주고 유튜브 영상을 통해 전달하는 방식인데 ‘질문꾸러미 프로젝트’는 그와는 다른 면이 있었다. 바로 1대 1 멘토링으로 쌍방향 소통방식이었다.
질문꾸러미의 개요는 이렇다. 매주 한 가지의 질문에 대해 참여자가 답을 한다. 그러기 위해 조용하고 독립된 공간과 시간을 가져야 함은 물론이다. 그렇게 질문에 대해 떠오른 생각을 기록해서 멘토에게 SNS로 보내준다. 그러면 멘토는 그 기록물에 대해 더욱 깊은 생각으로 이끌 수 있는 피드백을 해준다. 이런 방식으로 40명의 청소년이 참여했다. 기록물들을 모아 “생각 너머의 생각들”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만들어서 배포하고 있다.
장수YMCA 질문꾸러미를 받은 청소년들의 후기 캡쳐본 © 뉴스1
활동을 마치고 나서 청소년들은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질문꾸러미를 하기 전엔 아무 생각 없이 하루하루를 흘려보냈는데 이걸 하면서 뭔가 고민하게 되고 깊게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어요. 내가 겪었던 경험과 그때 느꼈던 감정들, 그로 인해 배운 것이 있었음을 알 수 있어서 뿌듯했어요.” 이 활동을 기획하고 운영한 장수YMCA 관계자는 “청소년들은 표현하는 법을 모를 뿐 내면에 보석 같은 면면들이 있다는 걸 질문꾸러미를 통해서 나도 배우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소통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하지 않은 말을 듣는 것’이라고 했다. 장수YMCA ‘질문꾸러미 프로젝트’는 장기화한 코로나 상황에서 소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과 공감 활동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nohs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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