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록 시민기자
"평가에 시민참여 보장, 정량 평가를 넘어 가치 중심 평가 필요"
▲ 지방의회 의원 평가방법 토론회 현장ⓒ 백경록
견제와 감시 그리고 정책 대안제시. 지방의회에서 본연의 역할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다.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을 잘 할수 있도록 의원 평가방법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지난 25일 오후 열렸다.
대구의정참여센터가 주관하는 이번 토론회는 일부 지역에서 시도하고 있는 단순 정량 평가를 넘어 지방의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평가는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가치 중심 지방의원 의정평가방법 모색을 목적으로 개최됐다.
첫 번째 발제자인 박정권 전 수성구의원은 4년동안 기록한 민원이 800여 건이며 많은 부분 해결해왔다고 한다. 4년간 경험을 바탕으로 '의원은 무엇을 평가받아야 하나'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박정권 전 의원은 발제를 통해 단순히 실적을 올리기 위한 입법활동이 상당히 많다고 토로했다. 경험상 어림잡아 50% 이상은 된다며 심지어 상위법 개정에 따라 조문 변경이 필요할 때도 의원을 통해 개정이 이뤄진다고 비판했다.
법이 바뀌어서 조례도 같이 바꿔야 하니 집행부에서 올리면 되는데 의원이 대표 개정을 한다는 것이다. 조례의 내용과 과정, 가치보다 건수를 통해 지방의원 평가가 이뤄진다면 마음만 먹으면 수십 건의 조례를 개정하는 게 시간문제라 지적이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대구대학교 이소영 교수는 미국 텍사스 대학 정치학 박사이며 선거, 시민참여, 정치소통 등이 주요 관심 분야다. 대구 지역정치와 관련해 '지방자치에서의 주민참여 현황과 문제점 -대구의 사례를 중심으로'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가치를 중심으로 의원평가를 하기 위해 '지방의회 의정평가와 가치'라는 주제로 발제를 진행했다.
이소영 교수는 지방자치 환경 변화에 따라 지방의회의 역할이 증대되는 반면 여전히 자치단체장의 독점적 권한, 견제 없는 지방정부, 지역주민의 무관심과 냉소, 이해 부족, 정보 부족등으로 '지방의회의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방의회 의정평가는 꼭 필요한 내용이다'라고 강조했다. 기존 정량평가가 의정활동의 실질적 개선에 기여하기 어렵다는 한계점도 분명히 했다.
지역주민의 의견 수용, 민원의 합리적 처리, 지역발전, 합리적인 정책대안 제시, 견제와 감시활동, 의정활동 전문성등을 대상으로 시민 평가단을 꾸려 2년에 한번, 그리고 선거 6개월전에 발표해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특히 기존 도외시됐던 주민의견청취, 민원해결을 평가에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눈에 띄는 의견이었다.
토론자로 광역의원인 류종우 대구광역시의원, 기초의원으로 박종길 달서구의원, 지방자치 및 참여활동으로 대구참여연대 강금수 사무처장, 대구YMCA 서병철사무총장,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이창용 상임대표가 함께 하고 마지막으로 대구시의회에 출입하는 영남일보 민경석 기자가 함께 했다.
토론자들은 평가라는 것은 단순한 측정 그 이상의 가치판단이 전제돼 있다면서 평가의 범위와 한계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방의원들의 만족도를 구조화해 여론 조사하는 방법, 시민의정평가단 구성등을 통해 시민참여와 의정평가활동을 동시에 병행하는 방법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