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만에 유리천장 깬 국주영은 의장 취임
투명한 의정활동, 생산적 의회 만들기 주력
인사청문제 확대, 의정회관 설립 공론화도
협력과 견제 균형 되찾아 정책 완성도 제고
기사 작성: 정성학 - 2022년 07월 04일 15시10분

#문패# 제12대 전북도의회 개원
제12대 전북도의회 개원과 함께 국주영은 의장이 취임했다. 여성 의장은 1952년 제1대 도의회 출범 이후 70년만에 처음이다. 그만큼 변화와 혁신에 대한 지방정가 안팎의 기대감 또한 큰 분위기다. 철옹성 같던 유리천장을 깨트린 국주 의장이 그리는 의회상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우선, 의장에 선출된 것에 축하드린다. 12대 도의회 전반기를 이끌어가게 됐는데 포부가 남다를 것 같은데.
전라북도의회 개원 이래 최초로 여성 의장에 당선시켜 주신 도민과 동료 의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이지만 코로나19와 치솟는 물가로 엄중한 시기인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경제적 어려움과 심리적 고통을 겪는 도민의 일상이 완전히 회복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골목상권 등 지역경제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도정을 견제하며, 전북에 처한 정치, 경제, 사회 여건이 나아질 수 있도록 일하는 의회를 구현하겠다.
△도의회 개원 이래 처음으로 여성 의장에 선출돼 화제다. 정가 안팎의 기대감 또한 그만큼 큰 것 같은데.
여성 의장은 도의회의 변화에 대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성은 정치와 경제 등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와 비교해 도내 지방의회 여성의원 비율이 광역은 16.6%, 기초는 18.6% 높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여성의 정치 참여는 유리천장에 비유될 정도로 어렵다. 그만큼 도의회사 최초의 여성 의장이란 수식어가 도내 여성들에게 자랑스럽게 기억될 수 있도록, 그리고 차세대 여성 정치인들의 앞길에 디딤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특히, 여성 특유의 따뜻한 마음과 소통 능력, 포용력을 바탕으로 생활밀착형 정치를 펼쳐 아동과 어르신, 장애인 등 도내 사회적 약자도 행복하게 생활하는 전라북도가 되도록 힘쓰겠다.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동료 의원들에게 공약한 게 있는데, 어떻게 추진할 계획인지.
도의원이 선거 과정에서 주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의원별 공약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도지사와 도의원 의 공약은 모두 지역발전을 위한 것임에도, 단체장의 경우 공약을 이행할 수 있도록 행정에서 지원하는 반면, 의회는 의원 스스로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가 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부의장을 중심으로 TF팀을 구성할 계획이다.
도민 소통 의정회관 건립 또한 공론화 하겠다. 도의회는 도민과 소통할 수 있는 열린 기관인만큼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의회 조직이 확대되는 점을 고려하면 중장기적인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의정회관은 의정 용도뿐만 아니라 도서관이나 북카페, 세미나와 토론회 장소, 각종 예술작품 전시나 실내 체육시설 등 도민 친화적 공간이어야 한다. 앞으로 도민 여론조사를 비롯해 언론과 시민사회 등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시행하고자 한다.
△12대 출범에 맞춰 새로운 슬로건으로 신뢰받는 의회, 강한 의회를 제시하셨는데, 어떤 의미가 담겼는지.
도의회 힘의 원천은 도민의 신뢰이다. 하지만 일부 지방의원들의 일탈행위로 정치에 대한 도민의 신뢰는 높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제12대 도의회는 도민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중점을 두고 깨끗하고 투명한 의정활동을 펼쳐나가겠다. 또한, 강한 의회는 도지사와 도교육감이 모두 바뀐 상황에서 시행착오 없이 안정적으로 전북발전과 교육발전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집행부를 철저히 견제하면서 대안도 제시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12대 의회 개원과 함께 의정활동도 본격화 됐다. 의정 방향은 어떻게 설정하셨는지.
전북발전의 비전을 제시하겠다. 이를 위해 의원 한 분 한 분의 의견을 소중히 듣고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도정과 교육 현안에 대응하며 대안을 제시하도록 운영하겠다. 의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의원연구회를 활성화시켜 연구하고 정책대안까지 마련하는 여건도 마련하겠다. 또한 국외연수를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 상임위원장단과 협의를 거쳐 전문 연수프로그램을 통한 정책연수를 시행해 관광이 아닌, 도정과 교육행정에 접목하는 전국 지방의회의 연수 모델을 만들 생각이다.
아울러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에 따른 인사권 독립이 본격 시행되는 것에 발맞춰 의회 고유 기능인 입법, 의결, 감시기관의 역할과 그에 걸맞은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도록 의회조직과 시스템을 개편해 의정활동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하겠다.
전북도 출연기관장 인사청문회 대상도 확대하겠다. 도의회는 2019년 1월 도와 인사청문회 협약을 맺고 시행 중인데 전북도 출연기관 15개 중 전북개발공사, 전북연구원, 전북신용보증재단, 전북문화관광재단, 군산의료원 등 5개 기관만 그 대상이다. 신임 도지사께 청문 대상 확대를 강력히 요구해 능력 있고 투명한 인사 검증이 이뤄지도록 하겠다.
또한 정부는 전국을 5개 메가시티와 3개 특별자치도로 개편하면서 강원특별자치도를 비롯해 전국 광역시·도마다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지만, 전북만 독자 권역화를 고집하다 외딴섬이 되고 있다. 임기 내에 전북새만금특별자치도 구성이 구체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도의회가 앞장서겠다.
△집행부와의 협력도 중요하지만, 감시와 견제 역할도 중요할 것 같다. 의회와 집행부간 관계는 어떻게 설정하실 계획인지.
진정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서는 의회와 집행부, 양축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이 때문에 집행부와의 관계는 이미 정해져 있다. 집행부는 도민을 위한 정책을 기획하고, 의회는 이를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견제하고 감시하는 것이 책무이다. 집행부가 정책을 준비하는 단계부터 의회와 소통하고 대안을 논의하는 협력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 사전에 소통하고 협의한다면 소모적인 갈등을 줄이고 효율적인 견제와 감시도 이뤄질 것이다.
또한 도정 주요 현안이나 민생과 직결된 사업은 의회 상임위원회와 사전협의 및 숙의 과정을 거치고, 의원이 제안한 부분까지 반영된다면 완성도 높은 정책이 수립될 것이다. 이를 위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 도 집행부가 참여하는 정례 간담회를 통해 대안을 제시하는 협치 의정을 펼치겠다.
△재적의원 40명 중 37명이 민주당 소속인 사실상 일당체제라 의회가 제역할을 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않은데.
민주당 소속 의원이 다수라고 해서 의회 기능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 의원과 자치단체장이 같은 정당이라면 더 큰 부담을 안고 있을 수밖에 없고,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민심은 돌아서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같은 정당이라는 이유로 집행기관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면 독선과 부조리 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도민들께서 걱정하시는 게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전북발전과 도민의 이익에 도움되지 않는 정책에 대해서는 더욱 냉정한 잣대로 꼼꼼히 감시하고 견제하겠다.
△그러려면 의원들부터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않다. 대책이 있다면.
12대 도의회는 재선 이상 18명과 초선 22명으로 구성됐다. 재선 이상 중 다수는 지난 11대 의회에서 상임위원장과 부의장 등을 지냈고, 초선 22명 중 13명은 시군의회에서 충분한 역량을 갈고닦은 의원들이다. 다선 의원의 경륜과 초선 의원의 패기가 조화를 이뤄 의정활동에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국민의힘과 정의당, 진보당, 청년 사업가와 세무사, 회계사와 대학교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이 축적된 의원들이 많아 도민의 욕구가 무엇인지, 전북발전을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지 냉철하게 판단해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전문성을 발휘할 것이다.
다만, 도의회는 의원들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의정활동에 필요한 맞춤형 교육을 상설화하고 직원들 교육시간도 확대해 실력 있고 생산적인 의회를 만들겠다. 아울러 특별위원회 구성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현장 실무자 등을 자문위원으로 참여시켜 의정활동의 내실화를 꾀할 계획이다.
△12대 의회는 의회의 권한을 한층 강화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본격 시행되는데, 어떤 변화가 있는지.
도의회 사무처 직원의 임용권을 의장이 행사하고 자치입법, 예산심의, 행정사무감사 등을 지원할 정책지원관이 도입돼 지방의회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한층 향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례 제·개정, 또는 폐지를 청구할 수 있는 주민조례 발안과 주민감사 청구에 필요한 주민수 요건도 완화해 도민 중심의 자치가 보다 활발해질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중앙정부가 정한 기준을 벗어난 조직 신설이나 인력 증원은 불가능하고, 법령에 근거 없는 조례도 제정할 수 없으며, 의회에 필요한 예산 역시 직접 편성할 수 없다는 게 현실이다. 지방의회는 별도의 법이 아닌 지방자치법 내 한 페이지 속에만 존재하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따라서 지방의회가 제대로 된 역할을 정립하려면 지방자치법이 아닌 별도의 지방의회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와 함께 관련 법률 제정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끝으로 도민들께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고물가, 고유가, 고금리, 고환율 등 경제 상황이 총체적 난국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장기화와 기후 변화에 따른 농작물 피해 등 도민들께서 그 어느 때보다 어렵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신다. 12대 도의회는 도민과 함께하며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도민의 작은 목소리도 귀담아 듣고, 이를 도정과 교육행정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한 발 더 뛰겠다.
2년 뒤 임기를 마칠 때 전라북도의회 최초 여성 의장으로서 잘했다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겠다. 도민 여러분의 관심과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 걸어온 길
국주영은 의장은 임실 출신으로 우석여고(현 전북여고), 전북대와 동 대학 교육대학원 철학교육과를 나왔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과 성폭력예방치료센터 이사 등을 역임했고 현재 전주YMCA 이사를 맡고 있다. 전주를 지역구 삼아 정가에 입문한 뒤 제8, 9대 전주시의원을 거쳐 제10대, 11대 전북도의원을 역임했고 이번 6.1지방선거를 통해 제12대 도의회에 재입성 한 3선 중진이다.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여성위원장과 수석대변인 등을 역임했고, 현재는 도당 사회적경제위원장과 정책실장 등을 맡고 있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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