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헌 기자

▲ 이종헌 한양대학교 미래인재교육원 겸임교수
필자가 고등학교 때인 1978년 미국의 팝 그룹인 빌리지 피플이 발표한 '와이엠씨에이(YMCA)'라는 팝송이 발표되어 미국 등 전 세계에서 크게 히트했다.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는데 필자는 한때 노래 가사 뜻도 모른 채 흥얼거리던 시절이 있었다. 시간이 흘러 80년대 초 필자가 대학 다닐 때는 서울 종로1가에 있는 YMCA 건물 지하에 일명 Y 다방이 있었는데 미팅 장소로 인기가 많았다.
YMCA와 필자의 인연은 시간이 한참 흐른 2002년 한국 최초의 야구단 창설 과정을 그린 영화 'YMCA 야구단'을 통해 이어진다. 필자는 영화를 보고 YMCA가 스포츠 보급에 크게 기여하였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YMCA는 노래로, 미팅 장소로, 영화로, 만나며 필자에게는 친숙한 고유명사가 되었다.
YMCA는 기독교청년회의 영문 약자로 통용되며, 세계 최대의 NGO 단체이다. 인천YMCA도 1948년 창립되어 올해로 78주년이 되었으며, 기독교 정신에 기반한 도덕성과 스포츠맨십을 강조하며 건전한 체육문화 정착에 크게 기여 해 왔다.
특히 인천YMCA는 '아기스포츠단'을 운영하며 유아 체육의 선두 주자로 지역 사회의 대표적인 조기교육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 파리 생제르맹(PSG) 소속으로 뛰고 있는 축구 국가대표 이강인 선수와 한국 여자 프로배구 케이티앤지(KT&G) 소속의 이소진 선수 등 많은 스포츠 스타가 인천YMCA 아기스포츠단 출신이다.
그뿐 아니라 인천YMCA는 백만인 걷기대회, 시민 마라톤대회, 주부 볼링대회, 청소년 길거리 농구대회를 개최하며 청소년과 시민의 스포츠 참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인천YMCA의 상징이기도 한 수영대회 개최와 수상 인명구조 교육을 통해 시민의 생명 보호와 안전문화 확산에도 앞장서고 있다.
기독교 정신을 기본으로 하나님 말씀을 전파하고 사회활동을 담당하는 NGO가 이쯤 되면 체육 단체로 봐도 손색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엘리트 선수를 길러낸 스포츠 영재의 요람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현재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천YMCA 아기스포츠단은 초등학교 입학 전 유아들 대상으로 스포츠활동 중심의 대안교육이기 때문에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처럼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다. 지난해 정부로부터 지정스포츠클럽으로 선정되었지만, 체육시설의 사용에 따른 감면도 제대로 받지 못해 사용료 부담으로 인한 아기스포츠단 운영이 점점 힘들어 지고 있다. 또한 출생률 감소로 인한 입단 인원은 해가 갈수록 감소하여 프로그램 유지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유년기의 체육활동은 아이들의 균형 잡힌 성장과 신체 활동의 습관 형성 더 나아가 사회성 교육 등 전인적인 신체 발달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차고 넘친다.
37년 동안 유아스포츠 전문 교육기관으로 자리 잡은 아기스포츠단이 제2의 이강인, 이소진 선수가 배출되고, 역사와 전통의 스포츠교육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관계기관의 지원과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종헌 한양대학교 미래인재교육원 겸임교수
출처 : 인천일보(https://ww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