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현 기자
언론계 이슈
전북지역의 유일한 시민참여형 공동체라디오인 '전주공동체라디오'가 14일 오후 2시 개국식 행사를 갖고 본격 출발했다.(사진=손주화 전북민언련 사무처장 제공)
전북지역의 유일한 시민참여형 공동체라디오인 '전주공동체라디오'(이사장 김은규)가 14일 많은 기대 속에 개국했다. 전주시 덕진구 백제대로 825번지 4층에 위치한 전주공동체라디오는 '열린 방송, 함께 만들어 가는 방송'을 기치로 이날 오후 2시부터 개국식을 개최하고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이날 개국식에는 초대 김은규 이사장과 최성은 방송본부장을 비롯해 그동안 공동체라디오 개국을 위해 많은 참여와 지지를 해 온 각계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시민들 외에도 많은 정치인 등이 참여해 개국을 축하했다. 이날 전주공동체라디오는 개국식 모습은 FM 93.5Mhz와 유튜브 전주공동체라디오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매일 오전 5시부터 오후 11시까지 18시간 음악·문화·지역 정보 등 제공
전주공동체라디오 홈페이지 초기 화면.(갈무리)
전주공동체라디오는 시민의 목소리를 시민의 참여 속에서 담아내는 전북지역 유일의 시민라디오방송국으로 매일 오전 5시부터 오후 11시까지 하루 18시간 동안 FM 93.5Mhz를 통해 음악과 문화, 지역 정보 등을 제공하게 된다. 방송 내용은 주로 지역 소식과 소소한 일상 커뮤니티, 생활정보에서부터 문화·예술, 취미·일상, 소외계층 등 다양한 주제로 지역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민주적 공동체 방송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전주공동체라디오는 지난 2021년 4월 전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학자, 시민들이 모여 사단법인 전주공동체라디오 설립준비위원회를 발족하고 같은 해 7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FM 93.5MHz로 방송 허가를 받았다. 이어 같은 해 12월 설립한 사단법인 전주공동체라디오는 전북민주언론시민연합, 전북마을공동체미디어활성화네트워크, 전북대방송국동우회, 민주노총 전북본부, 전주겨레하나, 전주YMCA, 호남언론학회, 참여와 공감포럼, 참여미디어연구소 등 지역 시민단체와 노조, 학계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했다.
공동체라디오는 소출력 지상파 방송으로 송신소 기준으로 반경 5~10km까지 들을 수 있다. 따라서 전주공동체라디오는 전주 전역과 일부 완주군 지역에 전파되며 전북 유일의 시민참여형 공동체라디오라는 점에서 많은 의미가 부여되고 기대가 모아지고 있으나 극복해야 할 과제 또한 적지 않다.
재원 마련 과제...펀딩·시민 후원 외에 기존 방송사들과 광고 경쟁도 해야
최성은 전주공동체라디오 방송본부장.
전주공동체라디오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방송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많은 기성 방송 채널들과 경쟁하며 시민 주도 및 참여를 동시에 이끌어 낼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아울러 안정적인 재원 마련 또한 앞으로 공동체라디오가 지역에서 정착을 위해 반드시 극복해 내야 하는 과제다.
이와 관련 최성은 방송본부장은 개국에 앞선 지난해 12월 <전북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시민들의 참여 제작비의 경우 기본적으로 자원봉사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제작비를 지원하는 건 없다”며 “일부는 제작비 지원을 받아서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하는데 대부분 자원봉사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고 청취자 참여 프로그램 같은 경우 일부 지원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광고 등에 의존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어서 기존 방송사들과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한 대목이다. 이와 함께 최 본부장은 “광고는 받을 수 있는데 광고가 그렇게 많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며 “지역에 있는 소상공인 광고나 공익광고 캠페인 광고 등은 해볼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광고 시장 개척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되지만 우선 전주공동체라디오는 크라우드 펀딩과 시민 후원 등을 통해 재원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어서 제작뿐만 아니라 재정에서도 적극적인 시민 참여가 중요한 시험무대가 될 전망이다.
시사 보도 규제...지역 언론 등과 연계해 극복해야
전주공동체라디오 내부 모습.(사진=손주화 전북민언련 사무처장 제공)
아울러 법적으로 시사성 있는 뉴스를 할 수 없는 환경도 극복해 나가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이와 관련 최 본부장은 “공동체라디오 방송 영역에서도 지역의 시사 뉴스 같은 걸 할 수 있게끔 해달라고 얘기 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렇게 하기에는 공동체라디오가 여러 가지 상황에서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시사 보도를 하게 되는 순간 규제가 굉장히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공동체라디오가 과연 규제의 틀 안에서 시사성 있는 소식을 다양하게 다루기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한 방편으로 최 본부장은 “지역에 있는 여러 신문사와 연계는 할 수 있기 때문에 시사 의견과 관련 소식을 전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밝혀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같은 문제점과 달리 전주공동체라디오는 그동안 지역 주민들이 라디오 프로그램에 단순 출연하는 것을 넘어 프로그램 진행도 맡을 수 있게 준비해왔다는 점을 강점으로 들고 있다. 최 본부장은 “라디오 시민제작자 교육을 1년에 2번씩 진행해 4기까지 진행했다”며 “방송 원고만 쓰는 게 아니라 기획에 참여하고 기술도 담당하기 때문에 주민들이 교육을 받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전주공동체라디오가 시민 주도와 참여를 동시에 이끌어 낼 수 있을지 많은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박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