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환 기자
▲ 22일 내포신도시 홍성가족어울림센터에서는 '충남의 바다 주민 공청회'가 열렸다. 공청회에는 주민들이 낸 의견이 전시되었다.ⓒ 이재환
"충남 바다에 쓰레기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푸른바다의 쓰레기로 인해 사람은 물론 해양동물까지 위협 받는 상황이 안타깝다."
22일 충남 내포신도시 홍성가족어울림센터에서 '충남의 바다 주민 공청회'가 열렸다. 해양 쓰레기 문제를 고민하는 주민들이 해당 문제를 공론장으로 끌고 나온 것이다.
공청회에 모인 홍성YMCA, 홍성군자원봉사센터, 특수임무유공자회 충남지부 등을 비롯한 충남도민들은 지난 9월부터 충남 홍성과 당진 등 5개 시군에서 해양 플로깅을 진행했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해양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다와 하천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허재영 충남지속가능발전협의회 회장은 이날 '도랑에서 하구까지'라는 주제로 발제를 했다. 허재영 회장은 "바다는 충남의 중요한 자산이다. 바다를 잘 관리하는 것은 충남의 핵심 사업이 돼야 한다"며 "해양쓰레기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그래서 더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바다는 하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하천과 연안을 통합적으로 봐야 한다. 해양쓰레기의 상당부분은 육지에서 흘러 온 것이다. 대부분 강을 타고 바다로 유입된다"며 "하천 쓰레기를 관리해야 바다쓰레기도 관리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 충남의 바다 주민공청회 현장이다.ⓒ 이재환
바닷가에 살고 있는 주민의 눈으로 바라본 해양 쓰레기 문제 또한 심각했다. 충남 보령시 천북면 학성2리 마을 주민들은 해양 쓰레기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다. 학성2리 마을은 112가구 192명이 살고 있다. 이들은 폐어구와 낚시 도구를 등을 재활용하기도 하고, 쓰레기 상습 무단투기지역에 화단을 만들어 '투기 심리' 자체를 위축시키기도 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최대성 보령시 천북면 학성2리 이장은 "마을에 찾아오는 관광객들이나 낚시객들이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 쓰레기를 버린다. 그 때문에 쓰레기를 버리는 곳에 화단을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했다"며 "쓰레기를 차마 버릴 수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 그렇게 하고 나니 쓰레기를 버리고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도 줄어들었다. 화단으로 조성된 정원은 주민들의 쉼터가 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특정 마을이나 단체의 노력만으로는 해양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 이장은 "육지의 쓰레기는 바로 바로 치울 수 있다. 하지만 바다는 그 안을 들여다 볼 수가 없다. 해양 쓰레기는 주워서 처리하는 것 자체도 어렵다"며 "처리는 결국 우리(사회)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이재 홍성군자원봉사센터 홍성읍거점캠프 상담가는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도 "바닷가 플로깅을 통해 쓰레기를 직접 치워 보니 낚시도구와 어구뿐 아니라 페트병을 비롯한 일회용품 쓰레기도 많았다. 바닷가 관광지에 쓰레기를 분리 배출 할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