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락 기자
마산YMCA 시민중계실이 지난달 29일 ‘한우 2등급 시식회’를 열며 2~3등급 한우에 대한 소비자 인식 개선에 나섰다.
소고기 등급의 기준은 품질이 아닌 지방도(마블링)의 정도이기에, 2~3등급 고기도 시중에서 충분히 소비될 가치가 있다는 목소리다. 이날 황교익 맛칼럼니스트도 온라인 특강에 나서며 주장에 힘을 보탰다.
지난달 29일 오후 마산YMCA 청년관에서 ‘한우 2등급 시식회’가 열리고 있다.
마산YMCA 청년관에서 열린 시식회는 지난해 7~11월 시민중계실이 진행한 ‘한우 가격 실태조사’와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가 계기가 됐다.
먼저, 이들이 매주 1회 경남도내 대형마트 20곳의 한우 가격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2~3등급 한우를 판매하지 않아 소비자 부담이 크다는 사실을 파악한다. 이어진 소비자 인식조사(1138명 대상) 결과에서도 56.2%가 우리 축산물 소비 확대를 위해 ‘가격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답해 소비자 선택권이 좁은 것으로 판단했다.
시민중계실은 우리나라 한우 등급제가 품질과는 무관하기에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위해 2~3등급 한우도 시중에 유통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통 2등급 한우는 도매상에서 1등급 한우보다 5000원가량 차이가 난다.
정림교 마산YMCA 시민중계실 회장은 “한우를 싸게 먹을 수 있을까 싶어 2등급 한우를 알아보니 1등급 한우와 가격 차이가 많이 났다”며 “그래도 싼 게 비지떡이면 안 되니 2등급 한우로 요리를 해보기로 했다”고 시식회 취지를 설명했다.
본격적인 시식회에 앞서 황교익 맛칼럼니스트의 온라인 특강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황 칼럼니스트는 “마블링이 많은 고기는 대부분 처음 먹을 땐 맛있지만, 기름이 많기에 반복해서 먹으면 거북해지는 특징이 있다”며 “낮은 등급은 반대로 씹는 맛이 있기에 등급이 낮다고 해서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축산가도 기존 24개월 키우던 소를 마블링이 더 많이 생기도록 키우기 위해 30개월까지 더 키우며 수입 곡물값을 더 내고 있다”며 “소비자가 먼저 낮은 등급의 고기를 찾는다면 생산자도 낮은 등급의 고기를 생산해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시식회 메뉴는 등심 스테이크, 사태 수육, 설깃머리살 스튜로 구성됐으며, 30여명의 참가자들은 각 메뉴를 맛보며 시식평을 남겼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등급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는 평가를 남겼다.
조정림 마산YMCA 과장은 “오늘 시식회를 통해 등급제에 대해 몰랐던 사실과 맛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앞으로 2, 3 등급 한우에 대한 소비자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활동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