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석 기자
17일 오후 창원시 성산구 성원 2차 아파트 단지 내에 수거되지 않은 생활 폐기물이 방치돼 있다. 2023.7.17 © 뉴스1 박민석 기자
17일 오전 4시30분부터 경남 창원시 위탁한 생활 폐기물 처리 업체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자 시 곳곳에서는 쓰레기 대란이 펼쳐졌다.
이날 오후 찾은 창원시 성산구 성원 2차 아파트에는 미처 수거되지 못한 생활폐기물과 음식물 쓰레기 통이 아파트 단지 한켠에 쌓여있었다.
3일전부터 계속된 비에 높은 기온까지 겹치면서 무덥고 습한 날씨에 날벌레들이 쓰레기 위를 날아다녔고 악취는 사방에 퍼지고 있었다.
아파트 단지 관리직원 A씨는 "음식물 쓰레기가 수거되지 않아 최대한 한 곳에 모아 놨다"며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입주민들에게 최대한 꾹꾹 눌러담으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사태가 길어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파트 단지 곳곳에 생활 폐기물 마저 방치되자 관리사무소는 '생활 폐기물 업체 파업으로 인해 수거가 힘든 상황이니 배출을 자제해달라'는 안내문을 단지 곳곳에 붙이고 있었다.
아파트 관리소 측은 "안내문을 붙이는 것 말고는 별달리 할 수 있는 조치가 없다"고 설명했다.
창원시 진해구 자은동의 주공아파트에서도 음식물 쓰레기가 수거되지 않으면서 단지 한 켠에 모여 있었다.
주공아파트 단지에는 해당 지역 소외계층을 위해 평일 점심마다 90명의 식사를 제공하는 무료급식소도 운영되고 있다.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자은종합사회복지관 관계자는 "당장은 괜찮지만 무료급식소에서 배출되는 음식물 쓰레기가 수거되지 않으면 운영에 지장이 있다"고 말했다.
주공아파트 관리소 측도 "재활용 쓰레기의 경우 적치해놓으면 되지만 여름철이다 보니 음식물 쓰레기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창원시에 따르면 이번 파업으로 인해 생활 폐기물 수거가 지연되는 지역은 의창구 팔용동, 성산구 사파·가음정·성주동, 웅천, 웅동 1·2동을 제외한 진해구 전 지역이다.
이번 파업으로 인해 시민들의 불편이 현실화되면서 창원시가 이를 자초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조정림 마산YMCA 정책기획국장은 "올해 초부터 노조에서 생활 폐기물 업체와 업무 등과 관련한 여러 문제를 제기해왔다"며 "시도 노조가 제기하는 문제들에 대한 인식을 하고 있었는데 결국 파업까지 이르게 된 것은 시가 문제를 너무 안일하게 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에 생활 폐기물 업무를 위탁을 했다 하더라도 시에는 위탁업체를 관리하는 책임이 있고 파업을 할 경우에 생기는 여러 문제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 창원시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책임도 일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창원시 자원순환과 관계자는 "노조가 제기하는 문제나 요구가 시 예산을 과다하게 소요하다 보니 여러 방향으로 검토를 진행하면서 시간이 소요돼 파업까지 이르게 됐다"며 "주간 업무 전환의 경우 환경부의 고시에 의해 전환을 하는 게 원칙이지만 이를 시행하면 100억원 이상의 예산이 소요돼 쉽게 결정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노조가 문제를 제기한 노무비 편취 의혹에 대해서도 업체 측에 환수 등 필요한 조치를 했다"며 "현재 생활 폐기물 수거 지연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부분에 대해 시에서도 계속 점검을 나가고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폐기물 처리 업체 근로자들이 3~4시간 연장근무를 하면서 최대한 수거하고 있다"고 밝혔다.